알티수학 쌤 비법공개 #6 - 기하 1등급을 위한 타원과 쌍곡선의 '엘레강트한' 표준형 유도법 (feat. 이심률, 중선정리)
교과서에서 타원의 표준형을 유도할 때 근호 이항하고 제곱하고 또 제곱하는 과정, 깔끔하지 못하죠. 여기서는 미지수 t 하나 더 넣어서 아름답게 유도해 보겠습니다. 쌍곡선도 완전히 똑같이 되는건 보너스 입니다.
0. '기하'가 중요해진 이유
지난해 까지만해도 기하는 진로선택 과목으로 수능 선택 빈도가 낮고 (모두가 미적분/확통을 선택했었죠.) 학교 편성도 적어 '찬밥 신세' 였는데, 올해는 고교학점제 덕분에(?) 이번 겨울 방학에 제 기하 수업이 많아졌습니다.
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하는 진로선택과목으로 분류되어 있고, 2028학년도 수능부터 수학 출제 범위에서 미적분Ⅱ·기하가 제외되었는데 말이죠.
그런데, 서울대 등 주요 대학 자연계열은 기하와 미적분Ⅱ를 권장과목으로 지정하고, 수시모집 서류평가 및 정시모집 교과역량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했습니다.
즉, 수능에는 없지만 상위권 대입에서는 오히려 더 중요해진 셈이죠.
게다가 2025년 고1 입학생부터 적용되는 5등급제에서는 진로선택 과목도 상대평가(1~5등급)가 병기됩니다. 기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은 성취평가제(절대평가)였는데, 이제는 등급이 매겨지게 된 겁니다. 1등급 비율이 10%이고, 기하 선택자가 대부분 상위권이다 보니 사실상 상당히 만만치 않은 경쟁이 되었습니다.
이 글에서는 기하 과목의 맨 앞에 나오는 타원과 쌍곡선의 표준형 유도에 관해 알려드리겠습니다. 이 내용은 특정 책에 있는건 아니고, 두 번 제곱하는것이 싫어서 다른 방법으로 조금 끄적거려서 정리해 본 것입니다. 관심 있는 학생은 주제탐구로 써볼만 합니다.
1. 교과서 유도법
타원 위의 점 P(x,y) 와 두 초점 F(c,0), F'(-c,0) 에 대해 타원의 기하학적 정의는
입니다. 교과서에서는 여기서 PF=2a - PF' 으로 이항해서 양변을 제곱하고, 정리하고, 또 한 번 제곱합니다.

짤막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깁니다ㅠ, '이렇게 할 수 밖에 없나'라는 자괴감이 들 수 있습니다만 이렇게 망설임 없이 밀어붙이는 방법도 수학에서는 중요하고, 저도 이렇게 가르칩니다.
그렇지만 아래에서는 조금 다르게 해보겠습니다.
2. 미지수 하나 더 추가!
타원의 기하적 정의 PF+PF'=2a 에서, 두 초점거리를 아래와 같이 놓습니다.
(수올 좀 풀어본 학생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해야...) 타원의 기하학적 정의 자체를 t 로 표현한 겁니다.
참고로, 복잡한 계산을 새로운 미지수 도입으로 간소화하는 이야기를 제가 이전에도 다룬 적이 있으니 관심있으시면 보고 오셔도 좋습니다.
먼저 PF² - PF'² 을 두 가지 방법으로 계산합니다. (두 가지 방법으로 계산해서 '같다'라고 놓을 예정입니다.)

방법 A t 로 계산하면,
방법 B 좌표로 계산하면,
따라서,
가 됩니다. t 가 x 에 관한 일차식으로 깔끔하게 나옵니다. (이 관계식으로 t 를 소거할겁니다.)
다음으로, PF² + PF'² 도 두 가지 방법으로 계산합니다.
방법 A
방법 B
따라서,
이고, 여기에,
를 대입해서 t 를 소거하면,
이고, 살짝 정리하면
이고, 여기서, b² = a² - c² 으로 놓으면
가 유도 됩니다.
간단합니다.

3. 쌍곡선도 동일하게
쌍곡선도 똑같이 됩니다.
|PF-PF'| = 2a 에서, 우측 가지(PF<PF')를 기준으로
로 놓으면 쌍곡선의 정의 PF' - PF = 2a 가 자동으로 만족됩니다. (좌측 가지는 대칭으로 결과가 같으니 각자 확인하세요.)
여기서도, PF² - PF'² 을 두 가지로 계산하면,
그런데, 좌표로는 -4cx 죠. 따라서,
타원과는 부호만 다릅니다.
이제, PF² + PF'² 도 두 가지로 계산하면,
그런데, 좌표로는 2(x² + y² + c²) 이므로,
가 됩니다. 타원과 완전히 같은 식이 나옵니다.
이고, 정리하면
가 유도 됩니다.
타원과 쌍곡선이 같은 중간식
으로부터 각자 갈길로 분화되는 겁니다.
이 대칭 구조가 교과서 방식처럼 단순히 제곱하는 방법으로 유도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데, 위와 같이 엘레강트한 매개변수 t 를 가져와서 써보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.
4. 참고1 : t 의 의미
사실, 위의 t 는 이심률(eccentricity) 에 관한 식입니다.
훗날 배우시겠지만, t 는 초점거리 그 자체 입니다.
즉, t 를 쓰는것은 곧 이심률을 이용하는 과정과 같습니다.
5. 참고2 : 중선정리
그리고, 아래의 식은 직관적인 의미가 있습니다.
△PFF' 에서 FF' 의 중점은 원점 O 이고, PO 는 중선이므로,

그냥 중선정리입니다.
에서, 이것이 2(a² +t²) 과 같다는 것이죠. 즉, 이 식은 사실 계산할 필요 없이 중선정리를 알기때문에 암산으로 이미 아는 식입니다.
그리고, 쌍곡선에서도
이고, △PFF' 의 중선정리는 여전히 2(x² + y² + c²) 이므로 똑같음을 확인하시고요.
6. 참고3 : 이렇게 t 를 가져오면 좋은 경우
PF² - PF'² 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이유는
이므로, 타원에서는 PF + PF' = 2a 로, 합이 상수입니다. 쌍곡선에서는 PF - PF' = ± 2a 이므로, 차가 상수입니다.
어떤 두 양의 합(또는 차)이 고정되어 있을 때, 제곱의 차를 보면 나머지 하나를 쉽게 구할 수 있는데, 이런 상황이 될때, 이와 같은 매개변수 t 를 도입하면 구조가 엘레강트해 집니다.
7. 교과서 방법 비교
교과서의 유도법은 근호를 이항하고 제곱을 두 번 하는 방식입니다. 계산이 지저분하지만, 특별한 아이디어 없이 직선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. 교과서 입장에서는 이것이 중요하죠. 모든 학생이 처음 배우는 상황이니, 계산이 좀 더럽더라도 "왜 이 단계를 밟는지" 이해하기 쉬운 방법이 교육적으로 더 안전한 선택이라 판단되니까요.
반면, 여기서 제가 알려드린 방법은 t 를 왜 가져오는지 대부분의 학생은 스스로 발상하기 어렵습니다. 그 점에서 약간 기술적(technical)이지만, 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렇게 t 를 쓰는 방법이 본질에 더 가깝습니다.
① 대칭 구조가 보입니다.
타원과 쌍곡선이 같은 중간식에서 갈라진다는 사실이 드러나죠. 교과서 방법으로 타원과 쌍곡선을 각각 유도하면 이 연결이 보이지 않습니다.
② 이심률이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.
t 가 곧 이심률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, 초점거리 공식이 "외워야 할 공식"이 아니라 "당연한 결과"가 됩니다.
③ 중선정리와 합차공식이 연결됩니다.
기하와 대수가 만나는 지점을 경험할 수 있죠.
결국, 교과서 방법은 계산으로 답에 도달하는 법이고, 매개변수 t 를 이용하는 방법은 왜 그런 답이 나오는지 이해하는 법입니다.
제 수업에서는 교과서 방법으로 먼저 유도해 본 뒤, 이 방법으로 다시 한 번 유도해보면서 구조를 정리합니다. 두 번째 유도에서 학생들이 "아, 이게 이런 거였구나" 하는 순간이 옵니다. 그리고, 이 유도과정의 조각들은 킬러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궁지에 몰렸을때 유용하게 활용됩니다. 겪어보면 압니다.